생존신고

Github 잔디밭

사실 저의 생존 여부쯤은 Github에서도 확인할 수 있고, 이 서버가 가동되고 있단 것 자체가 제 생이 유지되고 있음의 방증이긴 합니다만 너무 오래도록 글을 쓰지 않아 이러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방법을 잊어버리는 게 아닐까 염려되어 오랜만에 '새 글 추가' 페이지에서 글을 써내려 봅니다.
잡담 카테고리엔 장장 10개월 만에 새 글을 추가하네요.

글이 뜸했던 이유는 잔디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개발을 많이 못 했기 때문입니다.
'안' 부정을 써야 하는지 '못' 부정을 써야 하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위 문장에 거짓이 없음을 맹세할 자신이 없긴 하네요.

이렇게 공개된 장소에 후술할 주제의 글을 쓰면 대개 후회로 귀결되었지만, 다시 한 번 미련하게 써보자면, 근래에 심중에 안개가 자욱하고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에 사무치며 하루를 버텨가느라 개발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별달리 큰일이 있진 않았는데, 오히려 큰일 없이 잔잔한 파도가 계속되어 이렇게 정신이 없나 싶네요. 평소에 잠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으나, 마음이 저런 뒤로 잠도 너덧 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해 근 7주간 수면부족에도 시달리고 있습니다.
평소에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게을리하였고, 이런저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혹여 그것이 별일일지라도 별일 아니라고 되뇌며 덮고 넘어간 벌이라 생각하고 달게 받고는 있습니다만, 역시 형벌이란 게 가볍지만은 않네요.

마음을 가꾸기 위해 요즘 매일 새벽에 일어나면 걸어서 15분가량 거리에 있는 길상사란 절에 가서 108배도 하고, 명심보감 / 사자소학 등의 책 필사도 하고, 인문학 서적도 다시 다독하고, 피아노도 다시 치기 시작하는 등 다양한 삽질을 시작했는데, 여전히 무엇이 이리도 사무치는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몇 년을 쌓여온 결과일 텐데, 고작 7주 고생하며 수양 같지 않은 수양으로 퉁치려 하는 건 조금 양심이 없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되새기며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언젠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안고 살아가 볼 생각입니다.

제 삶을 모르는 사람은 이해할 수 없고, 제 삶을 알 정도로 가까운 사람은 제가 힘든 걸 알면 같이 힘들어하는 걸 보기 괴로워서 평소에 속에 있는 얘기를 잘 안 하고 살다 보니 제 마음에 저도 모르는 부분들이 생기는 것 같아 블로그에라도 짧게 써봤는데, 이것도 불특정 다수한테 좋지 않은 감정을 뿌리는 기분이라 발행하는 게 과연 옳은지 많이 망설여지긴 하네요.
감정의 무게에 비해 글이 너무 쉽게 쓰인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네요. 감히 비교하는 게 실례 같긴 하지만, 윤동주 선생님께서 '쉽게 씌어진 시'를 쓰시며 인생이 어려움에도 시가 쉽게 쓰여져서 부끄러워하시던 게 이런 감정이었을까 싶습니다.

모쪼록 이른 시일 내에 개발과 관련된 얘기로 다시 이 블로그를 채울 수 있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profile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주의 : 비밀 댓글 사용 시 수정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면 작성자도 내용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카카오페이 qr코드 모바일이시라면 클릭